잡다한글

[생산성] 뽀모도로 기법 (Pomodoro Technique)

Jonghyuk Baek 2022. 1. 22. 01:49

토마토 하나.. 토마토 둘..

Introduction

최근에 책을 읽던 중 굉장히 유용한 생산성 관리 / 작업 계획법 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게 실제로 현실성이 있는 기법인가.. 긴가민가 했던지라 새해가 밝은 김에 딱 몇 주 동안만 회사 업무에 시도해 보고, 어떤지 판단하기로 했다.

 

오늘이 딱 연초로부터 3주째가 되는 날인데, 3주동안 체험해 본 결과 확실히 괜찮은 방법이라고 느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의향이 있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내용은 뽀모도로 기법 (Pomodoro Technique) 이다.

 

뽀모도로 기법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해 이를 응용한 칸반 보드 이용법을 공유하고, 그리고 직접 제작한 칸반 보드 템플릿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칠 예정이다.

 


Pomodoro Technique

이탈리아 요리를 많이 접해본 사람은 뽀모도로가 토마토의 이태리어 표현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복수형은 뽀모도리 Pomodori 다). 근데 토마토랑 시간 관리랑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러는 걸까?

 

뽀모도로 기법은 1992년 프란시스코 시릴로 (Cirillo, Francesco) 에 의해 제시된 시간 관리법이다. 뽀모도로 기법을 단순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25분동안 집중해서 미리 정해둔 한 가지 작업을 한다.
  2. 시간이 되면, 5분동안 휴식시간을 갖는다. 여기까지가 1 뽀모도로다 (30분).
  3. 이후에 다시 25분의 작업을 진행하고, 5분의 휴식을 갖는다.
  4. 4개의 뽀모도리를 채우고 나면, 15분 동안의 긴 휴식을 갖는다.

 

뽀모도로라는 이름이 붙은 건, 처음에 제시될 때 토마토 모양의 주방용 타이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To implement the Pomodoro Technique, all you need is the following:
A Pomodoro: a kitchen timer (fig. 2.1)

실제 창시자가 쓴 책에 적혀있는 문구다. 물론 무시하고 아무 타이머나 써도 된다..

 

 

방법만 놓고 보면 굉장히 간단한 방법이다. 딱 25분씩만 작업을 하고, 5분씩 쉬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25분을 완전히 집중한 상태로 아무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한 가지 작업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신저나 메일 확인, 알림 확인과 같은 요소들에 주의를 뺏기지 않고 작업 흐름을 25분 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떤 작업을 하다가 다른 곳 (혹은 다른 작업) 에 주의를 뺏기고 나서, 다시 기존 작업으로 돌아와 원래의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코드의 어디를 보고 고민하고 있었는지 찾는다던지... 이 때 소모되는 자원을 컨텍스트 스위칭 (Context switching) 비용이라 부른다.

 

25분간 집중해서 일하고, 5분의 휴식 시간을 가짐으로써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을 최소화하고 작업의 효율을 증진시키는 것이 뽀모도로 기법의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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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시간 관리 방법론은 여기저기 세간에서 뽀모도로 공부법 이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반복적인 집중 작업을 통해 집중력 강화를 할 수 있다는게 주요 논지이다.

 

맞는 말이다. 짧은 집중과 휴식의 반복으로 작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집중력도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창시자가 언급하고 있는 뽀모도로 기법의 핵심 효과는 집중력 강화 자체가 아니다.

 

바로 평소의 작업에 걸리는 노동력을 구체적으로 수치화기록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이후에 진행할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도입 초반에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특정한 작업에 몇 개의 뽀모도리가 소모되는 지를 집중적으로 기록하고,
  2. 이를 기반으로 이후에 진행할 작업에 몇 개의 뽀모도리가 필요할 지 예측한다.
  3. 작업마다 배정된 시간을 이용해 하루/주간 계획을 세운다.

 

만약 하루에 무난하게 10개의 뽀모도리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면, 각각 4개, 3개, 3개 뽀모도리의 작업량을 갖는 작업을 중요도 순서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루의 작업 계획을 짠다는 식이다. 만약 어떤 날에 2시간짜리 회의가 잡혀 있다면 그날 처리할 수 있는 뽀모도리의 양을 8개로 하향 조정해 계획하면 된다.

 

각 작업이 어느 정도의 노동력을 소모하는 지와 내가 하루에 얼마의 노동력을 투입할 수 있는 지를 경험과 기록을 통해 직관적인 수치 (뽀모도로 갯수) 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시간 단위로 일정을 나누어 설계하는 것 보다 훨씬 편리하다.

 

일반적인 하루 업무 시간은 8시간이고, 그러면 최소 뽀모도로 16개를 채워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8시간 중에서 실제로 완전히 집중하는 시간의 비중은 크지 않다. 또한 잡다한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이나 기타 미팅, 작업을 계획하는 시간을 모두 고려하면 하루에 12개 이상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더 하면 힘들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차이이기 때문에 본인이 가능 하다면 얼마든지 목표 갯수를 늘려도 상관 없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론은 작업 단위 측정과 작업 계획을 굉장히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1 뽀모도로 자체가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는 양이기 때문에 25분간의 집중 상태를 반복적으로 유지하기가 의외로 쉽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본인은 일이 잘 안 풀릴때면 한동안 컴을 붙잡고 있다가 머리는 머리대로 과부하가 오고 어깨 근육은 뭉치고 하는 일이 잦아 매 주의 수요일만 되면 몸살 기운이 찾아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5분의 휴식 시간을 의도적으로 끼워 넣으면서 머리도 식히고 근육도 풀고 하니 한주한주를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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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법을 칸반 보드 (Kanban board) 와 연계해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의 내용에 기반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Pomodoro Board

먼저 칸반 보드를 만들고 오늘 할 일, 이번주 요일별 할 일, 그리고 다음주에 할 일로 분류 항목을 설정하자. 노션의 칸반 보드로 예시를 들면 아래와 같다. 

뽀모도로 보드 탭 예시

한 주가 시작되면 Next week 탭에 있던 아이템들을 하나씩 각 요일에 배정을 해 놓는다. 각각의 아이템은 생성 시에 예상되는 뽀모도리 갯수를 적어 놓고, 배정 시에 참고한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뽀모도리 갯수를 미리 파악해 놓고 이에 맞춰서 배정하면 좋다. 본인이 보통 하루에 10개~12개를 처리할 수 있다고 치면, 살짝 안전하게 8개~9개 정도의 뽀모도리 분량을 배정한다.

 

월요일이 되면 월요일 탭에 배정한 작업들을 오늘 할 작업 탭으로 옮긴다.

 

각 요일이 다가오면, 해당 요일의 아이템들을 모두 Today 탭으로 중요도 순으로 옮겨 놓고 뽀모도로를 써 가며 하나씩 처리하면 된다. 본인은 각 아이템에 배정한 뽀모도리를 톱니바퀴로, 이미 쓴 뽀모도리를 토마토 이모티콘으로 보이게 해서 쓰고 있다 (템플릿은 아래에서 공개할 것이다!).

 

쓴 뽀모도로 갯수만큼 표시를 해 둔다.

 

일을 처리하고 나면, Done 탭으로 아이템을 옮겨 놓고 다음 작업을 진행한다. 만약 급한 업무가 새로 생긴다던지 하면 바로 Today 탭에 아이템을 생성하고, 중요도 순서를 재배정한다. 쓸 수 있는 뽀모도리 갯수가 모자라다면 일부 아이템은 다른 요일이나 Next week 탭으로 옮겨놓고 이후에 처리한다.

 

칸반 보드는 노션 (Notion) 과 같은 협업 툴에서도 제공하고 있고 (개인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아예 뽀모도로 타이머가 내장된 보드를 제공하는 칸반플로 (KanbanFlow) 와 같은 사이트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본인은 노션을 사용하고 있는데, 뽀모도로 타이머가 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측정은 따로 해야 한다. 처음엔 진짜 타이머를 살까 하고 쿠X을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사실 프로그램을 쓰는 게 훨씬 좋다. 기록을 자동화 해 주기 때문이다.

 

마리나라 구글 확장 프로그램.

 

본인은 마리나라 (Marinara) 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어떤 분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것도 이탈리아 토마토 소스를 뜻하는 단어다. 설치하면 아래와 같이 확장 프로그램 툴바에 칙칙한 토마토가 생겨나는데, 이 토마토를 클릭하는 것으로 뽀모도로 사이클을 시작하거나 일시중지 할 수 있다.

 

이런게 생긴다.
클릭하면 시작!

 

그리고 시간이 다 되어서 휴식을 취하거나 작업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면 윈도우 알림이나 크롬 새 창을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시간을 안 지키거나 까먹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뽀모도로 히스토리를 트래킹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뽀모도로 기록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어떤 요인으로 집중을 저해받는지 파악하거나 최근의 생산성 추이를 살펴볼 때 좋다. 본인의 경우 수요일에 주간 회의가 있어 평균적인 뽀모도리 갯수가 낮은 편이고, 목요일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지만 왠지 오버타임을 많이 하는 요일인 것 같다...

 

Notion template

https://saigeresearch.notion.site/Pomodoro-Board-b8283126314b44549bec6a283018540e

 

Pomodoro Board

A new tool for teams & individuals that blends everyday work apps into one.

saigeresearch.notion.site

마지막으로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뽀모도로 보드 템플릿을 공유한다. 적당히 만들어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Marinara와 연계해서 사용하니까 유용했다. Duplicate 해 가서 사용하면 된다! 참고로 이 보드를 만드는 데 사용된 뽀모도로의 갯수는 1개다.

 


물론 뽀모도로 기법은 25분간 완전한 집중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의 경우 개인적인 업무 시간이 보장되지 상태에서는 적용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업무 이외에도 자기계발이나 업무시간 외 공부 혹은 개인 프로젝트 등에도 뽀모도로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시간 관리 측면 이외에도 하루/한주/한달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구나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 글이 많은 참고가 되면 좋겠다.

 

다음은 추가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이트들이다.

References

The Pomodoro Technique (공식 사이트, 창시자의 책 PDF를 무료로 제공한다!)

https://web.archive.org/web/20100924162738/http://www.pomodorotechnique.com/

Marinara: Pomodoro® Assistant

https://chrome.google.com/webstore/detail/marinara-pomodoro%C2%AE-assist/lojgmehidjdhhbmpjfamhpkpodfcodef

참고가 된 책 (Soft Skill, John Sonmez)

http://www.yes24.com/Product/Goods/2316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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